전시품해설

전시품해설 < 최승희와 손기정

최승희와 손기정

최승희와 손기정이 메이게츠칸에서 만난 사진이다.

최승희는 전쟁전 조선·일본은 물론 구미·중국을 무대로 활약한 무용가로 그 춤은 많은 사람을 매혹시켰다. 카와바타 야스나리(川端康成)는 "여성 신진 무용가 가운데 누가 일본 제일이냐는 질문을 받아 서양 춤에 있어서는 최승희일 것이라고 대답했다. 나에게 그렇게 대답하게 한 이유를 최승희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갖고 있다… 그녀의 춤의 크기다. 힘이다. 그리고 한창 춤출 나이다. 또 그녀 한 사람에게 강한 민족의 향이 있다"('문예' 1934년)이라고 평했다. "그녀 한 사람에게 강한 민족의 향이 있다"고 한 카와바타의 지적은 예리하고 적절하다.

일본인을 괄목시킨 사람 가운데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이 있다. 두 사람의 만남을 설정한 사람이 여운형(呂運亨), 송진우(宋鎮禹)다. 그야말로 민족의 향을 느끼게 한 만남이다.

최승희의 남편 안막(安漠, 와세다대학 러시아문학졸업)씨는 시찰 대상으로 지정되어 늘 동향을 감시당했다. 손기정씨도 우승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시찰 대상이 되었다. 메이지대학 유학의 조건은 마라톤을 그만두겠다고 맹세하는 것이었다. 이 모두 식민지 시대의 민족의 슬픔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