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시품해설

전시품해설 < 김문선(金文善)씨의 혈서

김문선(金文善)씨의 혈서

故김문선(金文善, 1925~불명)씨가 쓴 혈서는 1986년10월 한국 전두환 대통령 앞으로 보내진 것이다. 혈서란 강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자기의 피로 쓰는 서장이다.

서장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져 있다. 하나는 해방후 재일동포에 부과된 '개의 감찰 이름표'와도 같은 '외국인등록증'에 의무화된 지문날인의 부당성을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에게 직소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이 제도에 대한 재일동포의 분노를 김씨가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다.

어떤 시인은 이 분노를 '검은 잉크가/몸안의 가는 털까지 스며드는 것 같다'고 노래했다.

날인은 14세부터 의무화됐지만 1982년에 16세로 변경됐다. 겨우 중학생이었던 아이들은 지문을 채취하는 관공서 창구에서 일본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. 재일동포의 인권은 너무나도 가벼운 것이었다.